자아존중감 - 나는 나에게 얼마나 관대했나?
강의에서 자아존중감을 이렇게 정의했다.
"자신이 사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존재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마음"
이 정의를 듣고 나서 돌아봤다. 지금까지 우테코를 다니면서 미션이 끝난 후, 혹은 레벨이 끝난 후에 나 자신에게 "잘했다"고 말한 적이 단 한 번이라도 있었나?
없었다.
항상 다른 크루들과 비교하면서 내가 부족한 부분만 눈에 들어왔다. 그 부족함을 채워야 한다는 열망으로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그게 성장 의지라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면 나 자신을 한 번도 인정해준 적 없이 몰아붙이기만 했던 것 같다.
감정을 무시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었다
강의에서 이런 말이 나왔다.
"감정을 무시하고 밝게 지내는 것은 회복이 아닌 회피입니다. 감정을 인식하고 흘려보내는 것이 회복의 첫걸음입니다."
최근에 나는 감정을 인식하고 있었나? 솔직히 모르겠다. 무시하는 게 습관이 되어서인지, 어떤 감정이 드는지 생각조차 잘 안 했던 것 같다.
열등감도 그랬다. 다른 크루들 대화에서 소외감을 느낄 때, 페어 프로그래밍에서 내 의견을 숨길 때, 그 감정들을 그냥 흘려보내거나 억누르는 게 익숙했다. 인식하는 것 자체를 하지 않았으니 흘려보낼 수도 없었던 거다.
회복탄력성은 실패 직후에 측정된다
강의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이다.
"회복탄력성은 평소에 측정하면 측정이 안된다. 실패 경험 직후에 측정했을 때 측정이 잘된다."
"얼마나 빨리 일어나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일어서는지를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 말이 레벨2 미션을 진행하면서 와닿았다. 한 미션에서는 페어와 함께 결정 사유를 문서로 남기고, 방향이 달라도 끝까지 짚고 넘어가면서 진행했다. 미션이 끝났을 때 처음으로 "이번엔 진심으로 임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반대로 어떤 미션에서는 빠른 PR을 위해 대충 협의하고 넘어갔다. 결과물은 비슷했을지 몰라도, 미션이 끝난 후 찜찜함이 남았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에서 내가 어떻게 임했느냐가 나한테는 중요한 것 같다.
대인관계 - 나를 숨기지 않는 것
회복탄력성의 핵심 요소 중 대인관계가 있었다. 공감력, 소통력, 자아확장력.
솔직히 페어 프로그래밍에서 나는 나를 많이 숨겼다. 모르는 게 있어도 대충 넘어가고, 내 의견이 틀릴까봐 확신이 없으면 말을 아꼈다. 상대방이 나를 "부족한 사람"으로 볼까봐 두려웠던 거다.
근데 돌아보면, 페어가 "나도 잘 모른다"고 먼저 말해줬을 때 오히려 내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었고, 그게 제일 좋은 협업이었다. 내가 먼저 그 역할을 할 수도 있다는 걸 이제는 알것 같다.
마치며
이 강의를 듣기 전까지 나는 자아존중감을 제대로 들여다본 적이 없었다. 그냥 나는 열등감이 많은 사람이라고 치부하고 넘겼다.
근데 강의를 들으면서, 그리고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조금 달리 보이기 시작했다. 자존감이 없는 게 아니라, 나 자신한테만 유독 가혹한 기준을 들이대고 있었던 것 같다. 남이 모른다고 하면 괜찮은데, 내가 모른다고 하면 안 된다고 느끼는 것처럼.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는 힘은 빠르게 일어나는 게 아니라고 했다. 어떻게 일어서는지 아는 것이라고. 나는 아직 배워가는 중이지만, 적어도 지금은 내가 어떨 때 잘 되는지는 알 것 같다.
그걸로 충분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이제부터는 결과보다 과정에 집중하고, 진심으로 임한 나 자신을 칭찬하는 것부터 시작해보려 한다.